태그호이어 포뮬러1 청판 : 넘을 수 없는 벽의 선봉장

이 카테고리의 포스팅은 자신이 직접 구입해서 경험한 다양한 시계를 전문적인 지식이 없고,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끝낸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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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계가 뭐냐고 묻는다면 시계 오타쿠가 혀를 차겠지만 최고 쿼츠시계가 뭐냐고 묻는다면 그 답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키네틱, 에코 드라이브 등 제외) 어차피 건전지로 가는 시계! 무브먼트는 평가절하가 되고… 결국 가장 높은 쿼츠의 시계는 최고의 쿼츠 시계가 되는 것이다. 즉 명품시계 안에 나오는 쿼츠시계가 최고의 쿼츠시계라고 할 수 있다.

내용물이 같다면 어차피 비싼게 제일 좋지 않아?? 명품시계는 당연히 쿼츠시계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쿼츠시계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명품업체들도 어쩔 수 없이 쿼츠시계를 조금씩 내놓고 있다. 같은 디자인으로 대부분 다운그레이드 형식이다.

그렇다면 최강의 쿼츠 시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쿼츠 시계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넘지 못하는 벽시계가 두 개 있는데, 전설의 브라이트링 콜트쿼츠와 그랜드 세이코다. 브라이트링 콜트 쿼츠는 COSC 크로노미터 공식 인증이라는 자부심을 벗 삼아 슈퍼 쿼츠로 불리고 있고, 그랜드 세이코는 오버홀 보증기간이 50년이라고 할 정도로 완벽하면서도 칼 같은 초침 흐름의 쿼트를 보여준다고 한다.(물론 본적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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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를 이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럭셔리 쿼츠가 있는데, 나는 그들을 쿼츠의 4대 천왕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더 시티즌 AB9000, 오메가 아쿠아테라쿼츠, 태그호이어 아쿠아레이서 쿼츠, 그리고 마지막으로 태그호이어 포뮬러 1이다. 물론 럭셔리 패션워치인 불가리나 에르메스, 카르티에 같은 모델까지 선택 범위를 넓히거나 단종 모델인 아쿠아텔라 양각 쿼츠나 시마스터 양각 쿼츠가 순위 경쟁에 가세하면 수렁이 되지만 우선 이런 시계는 예외로 놓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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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떤 사람들은 사천왕에게 포뮬러를 넣은 것에 탄식하며 론진 컨퀘스트 V.H.P나 프레더릭 코스턴트 쿼츠를 언급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태그호이어와 그들 사이에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100만원대 시계는 어차피 태그호이어라는 벽을 넘을 수 없다! 절대로!

어쨌든 서론이 길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말도 많은 태그호이어 포뮬러1이지만 적어도 쿼츠 시계 중에서는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시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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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쿼츠 방수:200m / 20기압 방수 케이스:43.5mm 러그 사이즈:21mm 글라스:사파이어 크리스탈 기능:Date 태그 호이어 포뮬러 1시리즈는 원래 레이스용 시계로, 포뮬러 1팀의 성능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시계라고 하는데, 단순한 “레이서 느낌의 시계”라고 보면 될 것이다.포뮬러 1은 누구나 알다시피, 태그 호이어 중 가장 엔트리에 오른 모델이다. 이 엔트리 모델이 100만 원대 시계인 오리스와 론진, 미도 등의 거센 공격을 막는 최전방의 선봉인 셈이다. 그래서 태그호이어가 포뮬러 1시리즈를 잘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쿼츠라는 무브먼트를 제외하면 상당히 놀라운 기량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과 최소한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 포뮬러1의 사명이자 목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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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호고 호이야’라고 조르지만, 그래도 절대 물러설 수 없어…

상술한 바와 같이 포뮬러 1 청판의 외관은 매우 훌륭하다. 왠지 저가 무브먼트로 비용 절감한 부분을 외관에 올인(다걸기)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우선 디자인이 기존 포뮬러 시리즈의 느낌에서 조금 벗어나 다이버 시계에 가까운 디자인이 됐다. 물론 이 부분에 있어서 포뮬러로서의 정체성을 잃어 보이는 것은 유감이지만, 적어도 이 모델이 이전보다 예쁘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최소한의 정체성은 가져가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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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1의 청판은 전반적인 비율이 인상적이며 역시 디자인 하나만큼은 태그호이어답다고 생각하게 한다. 인덱스의 완성도나 다이얼의 선레이(다이얼을 샌들로 마감한 공법으로 빛의 반사로 그라데이션 효과를 보인다), 여기에 오렌지색 포인트까지 어떻게 하면 외관상 시계가 눈에 띄게 보이는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과거 아르마니의 시계가 어떻게 하면 눈에 띄는 디자인인지를 보여주듯 말이다. 물론 홍콩의 독수리와 다른 점은 마감이 상당히 우수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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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감탄하는 것은, 태그 호이어의 자랑인 브레이슬릿이다. 이 가격대에서, 이 정도 마무리가 뛰어난 브레이슬렛은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뛰어나다. 포뮬러의 전통적인 엔드 밀 느낌의 브레이슬릿은 아쿠아 레이서의 각진 브레이슬릿보다 개인적으로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또, 유격의 흔들림이나 단차도 보이지 않고, 광택 제거에도 뛰어나다. 무게 따위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여기에 올해부터 가장 약점으로 꼽혔던 버클이 결합형에서 버튼형으로 바뀌었다. 정말 130만 원대 시계 값에서 팔찌만 100만 원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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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딱.. 호구호이야..

근데! 정신차려보니 그래도 단점이 보이는 포뮬러1이다. 이 시계의 최대의 결점은, 아이러니하게도 태그 호이어에서의 엔트리라고 하는 위치에 있다. 44mm 가까이 되는 크기와 알루미늄 베젤의 선택은 역시 위급한 아쿠아레이서와의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다운그레이드임이 눈에 띈다. 만약 포뮬러1이 41mm가 나오면, 그리고 베젤이 세라믹이라면 분명 아쿠아레이서 쿼츠를 사려고 해도 이 제품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41mm면 얼마나 예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만큼 이 제품의 크기가 부족하다.(물론 41mm 포뮬러는 있지만…) 플라스틱 베젤의 기본형과 200만원이 넘는 오토매틱 포뮬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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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다쿼츠답게 초침영점도 잘 맞지 않는다. 가격대를 생각할 때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지만 사실 기대도 하지 않았다. 무게는 172g으로 좀 무거운 편이고 쿼츠인데도 시계 두께가 12mm나 되는 것은 비례 때문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다. 또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디자인적으로 모호한 시계가 돼 버린 점도 문제다. 레이서 시계라고는 하지만 방수 기능까지 뛰어나고, 이는 누가 봐도 다이버 시계처럼 보인다. 시계의 전통과 개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디자인은 아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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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게 되어도 좋아하게 될 수 없는 슬픈 운명이란…

어떤 이들은 100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왜 포뮬러1을 사느냐고 지적한다. 싸구려 론 다크오츠에 단지 비싼 브랜드 값만 하는 시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호그호이어라고 한다. 무브먼트적으로 보면 틀린 이야기도 아니고 나도 예전에 아쿠아레서를 리뷰하면서 많은 지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가격에 비해 별로 시계도 없다고 했지만 포뮬러1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이 브랜드 가격도 가격이라는 것이다. 100만 원대 시계를 사는 사람 중에는 쿼츠 시계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처럼 자동시계에 지쳐 하나쯤 전투형으로 구입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와인딩이나 오버홀 등의 관리가 귀찮아서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는 좀 더 고가의 쿼츠 시계를 사려는 사람들에게 태그호이어 쿼츠 제품은 최선이고 최고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보다 더 좋은 외관을 가진 쿼츠시계는 손에 꼽을 정도니까. 게다가 가격 대비 이만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시계도 없으니까요. 그게 바로 포뮬러다.

그러니까 욕 좀 그만해… 힘내! 포뮬러야!

총평 중간급 시계의 선봉장으로서 책임이 느껴지는 완성도. 그러나 더 나아질 수도 없는 비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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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항 애초에 태그호이어는 무조건 병행으로 사는 것이 개인적으로 남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제품도 인터넷 병행 제품으로 구입했다. 하지만 이전과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QR코드 보증서가 새로 나오고 병행제품은 QR코드가 있지만 홈페이지에서는 인증되지 않거나 백화점에서 인증할 수 없다. 물론 그렇다고 짝퉁인 것은 아니지만 인증을 받을 수 있는 백화점이나 면세점 제품과는 차별점이 생긴 것이다. 만약 나처럼 감가상각을 생각하거나 기기변경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태그호이어는 병행보다는 면세점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권한다. 면세점 제품이 좋은 중고품을 사는 것도 사실 태그호이어가 되지 않는 하나의 방법이다.

성골아 너는 좋겠다.. 홈페이지에서 인증도 받고…